뉴욕 여행기: 마지막 날, 그리고 새로운 시작
2025년 1월 2일,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이번 여행 동안 늦잠을 자던 날들이 많았는데, 마지막 날인 오늘은 비교적 일찍 일어나볼 수 있었다. 숙소가 서쪽을 향해 있어 아침 해를 보긴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건물 사이로 떠오르는 해와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어우러진 풍경은 예상보다 아름다웠다. 이 도시에서의 마지막 날을 멋지게 시작할 수 있었다.
변경된 일정과 허드슨 야드의 여유
원래는 오늘 센트럴 파크에서 자전거를 타고 못 들른 비지터 센터를 방문하고, 노이어 뮤지엄 카페에서 아인슈페너를 마시는 여유로운 일정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어젯밤 예상했던 대로 아침부터 날씨가 너무 추웠다. 뉴욕의 겨울이 이제서야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따뜻했던 날씨는 오히려 기적 같은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일정을 변경해 호텔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와이프가 가보고 싶어했던 베이글 가게로 향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가게가 오늘 하루 문을 닫았다. 전 지점이 쉬는 날이라며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근처 허드슨 야드 쇼핑몰로 발길을 돌렸다. 막 문을 연 시간이라 쇼핑몰은 한산했지만, 엣지 전망대(Edge Observatory)에 가려는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우리는 쇼핑몰 2층 카페에서 크루아상과 커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이후 어제 방문하지 못했던 RAINS 매장에 들렀다. 실용적인 디자인과 재질이 마음에 들었지만, 캘리포니아에서 우산을 잘 쓰지 않는 나로서는 구매를 망설였다.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매장을 나와 바로 옆 펜역(Penn Station)도 잠시 구경했다.
한식과 뉴욕의 아쉬움
마지막 점심은 딸아이가 먹고 싶어하던 한식을 먹기로 했다. 이번 여행동안은 다시는 안갈거라고 했던 코리아타운(Koreatown)을 찾았고, 결국 더 큰집이라는 한식당으로 들어갔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정말 많았고, 대기줄도 길었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직원들(매니저와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였다.)의 태도와 관리 방식은 아쉬웠다.
특히 예약한 손님을 무시하고 줄 선 손님을 내보내는 모습이나, 지인들을 우선시하는 모습은 씁쓸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신년이라고 떡국을 챙겨주던 직원분들 덕에 마지막 식사를 나름대로 잘 마칠 수 있었다. (더큰집.. 추천하기 어렵다...)
긴 대기 끝에 점심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 맡겨둔 짐을 찾아 공항으로 향했다.
뉴저지 공항과 라스베가스의 실망
뉴어크 공항(EWR)에서 출발하는 스피릿 항공을 이용해 뉴욕을 떠나기로 했다. 라스베가스를 경유하는 저렴한 항공편을 선택했는데, 뉴어크 공항까지 가는 교통편으로는 리프트를 이용했다. 88달러의 요금이었지만, 아이까지 포함해 60달러짜리 버스보다 시간과 편의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공항 체크인은 무난했지만, 이번에도 비행기 지연.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출발했고, 라스베가스에서의 연결 시간이 충분할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라스베가스에 도착했지만, 기대했던 센츄리온 라운지는 국내선 터미널에는 없었다. 국제선 터미널에만 라운지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포기해야 했다. 대신, 국내선 터미널에서 가장 큰 쉐이크쉑(Shake Shack) 매장에서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LA로 귀환
뉴욕을 떠난 지 약 8시간 만에 드디어 LA에 도착했다.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지만, 공항은 여전히 활기찼다. 짐을 찾아 주차해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이번 여행을 되돌아보았다.
여행의 소회
뉴욕에서 보낸 8일은 너무나도 특별했다. 빌딩 숲 사이에서 아침 해를 보며 시작한 날들, 타임스퀘어에서 새해를 맞이하던 순간, 센트럴 파크의 여유, 그리고 MoMA에서의 예술적 영감까지. 이 도시가 가진 매력은 끝이 없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춥고 비오는 날씨로 인해 일부 계획을 변경해야 했고, 때때로 마주한 불친절한 태도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이 뉴욕의 한 조각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여행은 단순히 즐거움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우리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니까.
이제 다시 LA로 돌아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 뉴욕에서 얻은 에너지를 발판 삼아, 2025년이 더 멋진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뉴욕,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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