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2025_Alaska

(Day 3) 04/07 Running Reindeer Ranch, Pike water front lodge

QBBong 2025. 4. 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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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여행 3일차 - 체나 핫 스프링스부터 러닝 레인디어 랜치에서의 순록과 함께한 하루

 

아침 8시에 기상했다. 창밖엔 눈이 내리고 있었고, 기온은 영하 9도. 오늘 페어뱅크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눈 쌓인 도로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미리 체크아웃 준비를 해두고, 리조트 내 카페테리아로 향했다. 전날 저녁에 먹고 남긴 버팔로윙과 햄버거, 그리고 딸아이가 좋아하는 누룽지를 데워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눈 내리는 아침 직원 분은 모래를 뿌리면 도로를 정비한다.
3일간 애용한 카페테리아에서 어제 남은 저녁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선 체크아웃 전 마지막 온천을 하기로 했다. 딸아이는 18세 미만이라 노천탕은 이용할 수 없었기에, 수영장에서 한 시간 놀기로 했다. 딸아이 옷을 갈아입히기 전, 혼자 잠깐 노천탕에 다녀왔는데, 눈 내리는 고요한 아침의 온천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따뜻한 물과 차가운 공기가 어우러지는 분위기 속에서 짧지만 깊은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아무도 없는 눈내리는 노천탕은 정말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그리곤 다시 수영장으로 돌아와 딸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그렇게 마지막 온천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했다. 가는 길에 카페테리아에 들러 간식거리도 챙기고, 드디어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러닝 레인디어 랜치(Running Reindeer Ranch)로 출발했다.

 


 

순록과 함께한 숲속 산책, 그리고 따뜻한 쿠키 한 조각

 

눈 오는 날씨였지만 조심히 천천히 운전하면서 페어뱅크스 도심으로 향했다. 다행히 도심은 제설작업이 잘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빠르게 도착했다. 랜치 투어 전 간단히 점심을 먹기 위해 스타벅스에 들렀고, 따뜻한 음료와 간단한 빵으로 허기를 달랬다.

눈덮인 도로를 눈덮인 차로 천천히 이동했고, 스타벅스에서 허기를 달랬다.
벽난로가 있는 스타벅스는 또 처음이였다.

 

랜치에 도착했을 때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의 친근한 순록 설명 영상으로 투어는 시작되었다. 순록의 뿔은 매년 새로 난다는 이야기에 다들 놀라워했고, 다행히 세 마리 순록은 아직 뿔이 남아 있어 웅장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랜치, 사장님의 설명을 한참 듣고

 

 

한 마리 한 마리 순록을 소개한 뒤에는 순록들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본격적으로 숲속 산책이 시작되었다. 몇일 동안 차로만 지나던 자작나무 숲길을 직접 걸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이었는데, 그 숲길을 순록들과 함께 거닐 수 있다니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눈밭을 따라 자유롭게 뛰노는 순록들의 모습은 마치 동화 속 장면 같았다.

한마리 한마리 순록을 데리고와 소개를 해주었다.
딸아이는 같이 산책하고 만져볼수 있어서 너무나도 즐거워 했다.

 

산책 도중에는 많은 순록들이 담장을 뛰어넘어 도망가다시피 해서, 직원들이 허둥지둥 뛰어다니며 불러오는 장면도 있었는데, 웃기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 덕분에 더욱 생생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딸아이는 특히 임신한 순록의 배를 만져보고 발차기를 느꼈던 순간을 잊지 못했다. 순록이 뱃속에서 움직인다는 그 느낌은 정말 신비롭고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투어가 끝난 후에는 따뜻한 핫 코코아 한 잔과 손수 만든 쿠키를 먹으며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었다.

배속의 아기사슴이 발로 찼다고 엄청 신기해 하던 딸아이.
핫초코와 쿠키는 이 추운 날씨에 너무도 맛있었다. 뿔을 이용한 수공예품들은 이뻤지만, 비싼데다가 현금으로만 판매를 하니 선뜻 아무도 구매를 못하는것 같다.


 

평화로운 숙소에서 마무리한 하루

 

투어가 끝난 후에는 오늘의 숙소인 파이크 워터프론트 랏지로 이동했다. 저렴하게 예약한 숙소였지만, 운 좋게도 호수뷰 방을 배정받았다. 방은 깔끔했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짐을 정리한 후 주변을 둘러봤는데, 근처에는 오로라 헌터라는 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극장, 아기자기한 도서관, 그리고 오로라를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전망 건물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 온실같은 곳에서 따뜻하게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물론 시기와 시간이 잘 맞아야 하겠지만.)
뭔가 아기자기하게 구경하고 즐길 것들이 은근 많은 참 매력적인 랏지이다. 저런 서재는 나중에 집에 하나 꼭 가지고 싶다.

 

1층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전날 리조트보다는 조금 저렴한 가격대였고, 맛도 꽤 괜찮았다. 직접 재배한 야채까지는 아니었지만, 만족스러운 저녁식사였다. 식당 한켠에서는 아이스크림 소셜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스크림도 판매하고 있어서, 후식으로 맛있는 아이스크림까지 즐겼다.

분위기 좋은, 가격도 체나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식당이다.
야채가 신선하지 못해서 조금 실망. 시키지도 않은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비싼 스테이크가 나와서 기분이 조금 언짢았지만, 전반적으로 음식 맛은 괜찮았다.

 

식사 후에는 간단히 산책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순록과 함께한 숲속 산책, 눈 내리는 온천의 고요함, 그리고 마지막은 호수뷰 방에서 보내는 저녁. 오늘 하루는 정말 알래스카다운, 아름다운 순간들로 가득했다. 잠들기 전 오로라가 한 번 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며, 그렇게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랏지 이곳 저곳 보고 즐길거리가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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