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2025_Alaska

(Day 1) 04/05 LA -> Fairbanks (Chena Hot Springs Resort)

QBBong 2025. 4. 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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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여행 1일차 - LAX에서 페어뱅크스, 그리고 체나 핫 스프링스까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알래스카 여행이 시작됐다. 4월 5일 금요일, 아침 3시에 집에서 출발해 약 20분 정도 걸려 LAX 인근의 스펙트럼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번에도 역시 스팟히어로(SpotHero)를 통해 주차를 예약했다. 다른 주차장을 이용하고 싶었지만, 늘 가격 대비 효율이 좋아 선택하게 되는 곳이다.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데는 약 40분 정도 소요됐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알래스카 항공 카운터는 물론, 게이트조차 아직 열지 않은 상태였다. 4시가 넘으니 슬슬 직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워낙 이른 시간이라 여유롭고 조용했다. 수속 절차도 빨리 마무리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아이 음료를 사서 게이트 앞에서 잠시 대기했다.

 

5시 20분에 보딩 시작, 6시 출발. 첫 구간은 LAX에서 시애틀까지였고, 환승 시간은 약 50분.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문제없이 다음 비행기로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페어뱅크스 인, 앵커리지 아웃으로 항공권을 구성했는데, 시간대도 좋고 가격도 훨씬 저렴했다. 그렇게 약 3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작고 아담했지만, 첫 발을 디딘 알래스카 땅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주차하고 공항 도착해서 수속하고 우선 시애틀로 고고
마운틴 레이니어가 보이는거 보니 시애틀 도착했구나
바로 인천같은 공항철도를 타고 다음 게이트로 이동
다시 알라스카 항공을 타고 이동. 눈덮인 광경을 보니 알라스카에 도착했구나~!
생각 보다 작았지만, 아기자기한 페어뱅크스 공항

 

공항에서 미리 예약해 둔 렌터카를 찾아 탑승한 뒤, 곧바로 첫 목적지인 체나 핫 스프링스 리조트(Chena Hot Springs Resort)로 향했다. 중간에 페어뱅크스의 쇼군 히바치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어느 지역이든 쇼군은 실패 없는 맛이지만, 이곳은 특히 간도 딱 맞고, 점심 특선 메뉴는 저녁보다 훨씬 저렴해서 만족도가 높았다.

빌린 렌터카 군데 군데 사진도 찍어놓고,
오늘의 점심은 히바치 쇼군. 미국 어느곳이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식사 후에는 월마트에 들러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구입했다. 월마트 근처에 있던 홈디팟이 눈에 띄어 잠시 들렀는데, 마침 홈디팟 키즈 워크숍이 있는 날이어서 혹시나 하고 여쭤봤더니 정말 다행히도 남은 키트를 하나 받을 수 있었다. 이번 달은 키트를 못 받을 줄 알았는데, 뜻밖의 행운에 기분이 좋았다.

여행 때문에 이번달은 패스해야하나 하고있었는데. 미국 전역 어느곳에서든 구할 수 있는 KIDS WORKSHOP 키트.

 

다시 체나 리조트를 향해 출발했다. 약 1시간 30분의 거리였고, 길 내내 알래스카 특유의 설경과 나무들이 펼쳐져 있어 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다. 기존의 미국 도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다만, 리조트 근처에 다다르자 도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긴장하며 운전해야 했다. AWD 차량이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체나 리조트는 전반적으로 오래된 느낌이었고, 깔끔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시골 마을 같은 아늑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가보니 방은 넓고 깔끔했지만 냉장고나 전자레인지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잠깐 방에서 쉰 후, 딸아이와 함께 실내 수영장과 자쿠지, 외부에 있는 핫튜브를 오가며 1시간 가량 물놀이를 했다. 리조트의 야외 온천은 18세 미만은 이용이 불가해서 아쉬웠지만, 실내 수영장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 됐다.

노천탕을 즐기지 못한건 조금 아쉽다..

 

이후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리조트 내 유일한 식당으로 갔는데, 대기시간이 무려 1시간 이상이라고 해서 포기하고 옆에 있는 카페테리아로 이동했다. 다행히 여긴 우동, 라면, 햇반, 피자,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라면과 우동을 구입하고, 챙겨온 햇반을 함께 데워 간단하지만 든든한 저녁을 해결했다.

 

한국,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지, 햇반, 김, 라면등이 잘 구비되어 있었다. 또한 코스트코에서 공수해 오는 물품이여서 그런지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게 판매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오로라 투어!

 

저녁을 먹고 잠시 쉰 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오로라 뷰잉 투어에 참여했다. 체나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액티비티 중 하나로, 10시 30분부터 다음날 3시 30분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지정된 장소로 가서 인원 체크 후, 각 조별로 궤도 차량에 탑승했다. 운 좋게도 앞쪽의 운전기사님 차량에 우리 가족 세 명이 함께 탈 수 있었고, 올라가는 내내 설산을 오르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궤도 차량을 타게 될줄은 몰랐다.

 

운전기사님은 알래스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Arctic fox와 토끼의 발자국, 눈 속에서 벌어지는 사냥의 순간 등을 상상하며 설명해주시는데, 마치 한 편의 다큐를 듣는 기분이었다. 현실감 있는 설명 덕분에 여우를 찾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살펴봤지만 아쉽게도 실제로는 보지 못했다.

설산을 오르는 재미가 있다.
여유 발자국을 보며 여우의 흔적을 찾고, 또 스노우 보드들의 자취도 감상해 본다..

 

정상에 위치한 오로라 관람용 바나(Barn)에 도착하니, 안은 따뜻하게 난로가 켜져 있었고, 애플사이다, 핫초코, 커피, 컵라면 등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의자를 들고 밖으로 나가 자리를 잡았고, 오로라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반 안은 땃뜻하고 먹을게 많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테이블과 의자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서 기다린다.

 

이날은 오로라 지수는 높았지만, 하늘에 구름이 많아 오로라를 쉽게 보기 어려운 날씨였다. 계속해서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를 반복하면서 하늘을 바라봤다. 딸아이는 눈밭을 구르며 깜깜한 밤을 즐겼고, 그 모습이 무척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한참 눈밭에서 놀다가 추운면 들어와서 몸을 녹이고 또 나가서 놀고를 반복..

 

결국 하늘이 잠시 열리는 순간, 흐릿하지만 선명하게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형광빛의 물결 같은 오로라는 상상하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이런 날씨에 그것마저 본 것이 고마울 정도였다. 하늘에 별똥별도 스쳐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한 밤이었다. 다만, 딸아이는 이미 잠이 들어 가족사진을 찍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구름많은 하늘뒤에 뭔가 조금 오묘한 푸른빛이 도는것 같은데... 구름아 제발 비켜다오... 하고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구름이 없었다면, 더더욱 선명한 오로라를 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정말 감동적이다.

 

3시쯤 다시 궤도차량을 타고 리조트로 하산했다. 내려오는 길에도 기사님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셨고, 피곤한 와중에도 따뜻하게 이불과 쿠션을 챙겨주는 세심함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려오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슬쩍 팁도 따로 챙겨드렸다.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세수만 하고 바로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다. 첫날부터 강행군이라 조금 힘들긴 했지만,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오로라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였다.

조금 졸면서 내려왔지만, 빠르게 내려오는 차량도 재미있다. 뒤에 타신 분들은 어땠을지 조금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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